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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세 차례 유산 아내 타박만 한 남편에 '이혼 책임'

세 차례 유산한 아내를 타박하기만 한 남편에게 이혼 책임을 물어 위자료 지급을 명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전가정법원 가사항소부(손왕석 법원장)는 A(39·여)씨가 남편 B(40)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등 소송에서 두 사람의 이혼을 인정하는 한편 ‘B씨는 아내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2010년 B씨와 혼인한 A씨는 이듬해 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임신과 유산을 반복했으나 남편으로부터 위로의 말은커녕 ‘남의 뱃속에 들어가면 멀쩡한데 네 뱃속에만 들어가면 다 죽느냐’는 등의 말을 듣기까지 했다.

이후 A씨는 잦은 음주와 늦은 귀가를 거듭하는 남편과 크게 다툰 뒤 2012년 5월 집을 나갔고 그로부터 두 달 뒤 이혼 등 소송을 냈다.

이에 남편 B씨도 부부관계 파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맞소송(반소.反訴)를 제기했고 1심에서는 두 사람의 책임이 반반씩 인정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남편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봤다. B씨의 반소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B씨는 세 차례의 유산을 겪어 아내의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동안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기보다 부정한 행위를 의심받을 행동을 하며 아내와 함께 아픔을 나누고 있다는 유대감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부부싸움 끝에 아내가 집을 나가자 현관 비밀번호를 바꾸고 처가에 찾아가 언쟁을 벌이며 관계를 더욱 악화시킨 B씨에게 이혼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재산분할에서도 “B씨는 아내와 상의 없이 월수입의 절반 이상을 대부분 공동생활비가 아닌 명목으로 소비한 반면 A씨는 수입을 탄탄하게 관리하며 꾸준히 재산을 증식해 남편에게 목돈을 주기도 했다”며 아내 A씨의 몫을 55%로 인정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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