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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 우리 몸에 좋은 차

인류가 최초로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신농씨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약초를 연구하다 독초에 중독됐을 때 차를 씹어 먹고 해독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 전설을 통해 차에는 약용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차는 약용이라기보다는 기호음료로 커피ㆍ코코아와 함께 세계 3대 음료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세계 차인구의 70~80%는 홍차를 즐겨 마신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 삼국은 주로 녹차를 애음하고 있다. 조선조 이후 쇠퇴하던 차는 지난 80년대부터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항암작용·노화방지 효과 오랫동안 잊혀졌던 우리나라의 차가 차인들 사이에서 행다 위주의 다도로 부활하기 시작했으며 점차 학문적으로도 깊이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차가 단순한 음료나 기호식품이 아니라 건강에 좋은 기능성 식품으로서 그 인기가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얼마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열풍은 차 전문점이 성업을 이룰 정도의 인기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차가 왜 몸에 좋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차에는 미량원소를 포함해 약 500여종의 성분이 들어 있다. 그 중에서 기능성 성분으로 대표적인 것이 카테친ㆍ데아닌ㆍ비타민Aㆍ비타민Cㆍ비타민Eㆍ셀레니움ㆍ카페인 등이다. 이중에서 차에 주로 많이 있는 카테친과 데아닌 성분을 알아보자. 우선 카테친은 차의 쓰고 떫은 맛을 내는 성분으로서 완제품 차의 10~18%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성분이다. 카테친은 신체 내에서 항산화작용을 함으로써 항암작용이나 노화방지와 같은 유익한 기능을 수행한다. 우리 몸은 과로나 지나친 스트레스, 흡연 등에 의해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3~5% 정도의 자유기 산소를 발생한다. 이러한 자유기 산소는 활성이 강하기 때문에 생체 내 유전자에 손상을 주고 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킴으로써 암 발생 확률을 높이고 생활습관병과 특히 노화의 원인이 된다. 물론 우리 몸에서는 자유기 산소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효소가 생성된다. 그러나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하는 자유기 산소가 만들어졌을 때는 이것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산화 식품을 외부로부터 섭취해야만 한다. 차는 바로 이런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음료인 것이다. 그 밖에도 카테친에는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기능, 혈압 및 혈당 상승 억제기능, 알츠하이머병 예방기능과 같은 유익한 다른 기능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카테친은 홍차나 와인보다도 녹차에 더 많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카테친과 함께 차에는 데아닌이라는 아주 중요한 다른 성분이 있다. 데아닌은 차의 감칠맛을 내는 성분으로 햇빛을 적게 받은 찻잎 즉 차광 재배한 녹차에 많이 포함돼 있다. 녹차를 마시면 기분이 느긋해지고 안심이 되며 푸근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카페인의 흥분작용을 억제시키는 데아닌의 길항작용 때문이다. 데아닌 성분이 없는 커피를 마실 때와 차를 마실 때의 기분이 많이 다른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데아닌의 화학구조는 뇌 내에서 정보전달기능을 하는 글루타민산과 유사한 형태라고 한다. 데아닌은 이것 이외에도 학습능력의 향상효과, 항비만효과 등이 있다. 정신 수양에도 큰 도움 차가 기분을 좋게 하고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차가 몸에 좋아서만 차를 마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에는 식품의 3가지 기능 이외에 제4차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신적 기능이 있다. 많은 선인들은 자신의 수양을 쌓는 도구로서 차를 마셨다. 차를 통해 선다일여(禪茶一如)의 경지에 들어가고자 노력했다. 한 잔의 차를 우리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에게 정성스럽게 대접함으로써 기쁨을 얻었던 것이다. 차의 이러한 정신적 기능이 없다면 마늘을 씹어 먹는 것과 차를 마시는 것과는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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