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유민주당 등 여당이 지난달 30일 중의원(하원) 본회의를 열고 휘발유세 등 잠정세율을 부활하는 내용의 조세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재의결, 휘발유가격을 3월 이전 가격으로 되돌렸다. 야당은 이에 대해 정부ㆍ여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 2월 중의원에서 가결된 법안을 참의원(상원)이 부결시킨 것에 대해 헌법상 '조세관련 법안 중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이날 중의원 본회의를 열고 재의결함으로써 개정안을 확정했다. 현재 중의원은 여당이 다수를, 참의원은 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중의원 재가결은 민의를 무시한 폭거"라며 여권을 맹공격, 당분간 정국경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특히 지난 27일 치러진 야마구치(山口)현 2선거구 보궐선거 승리를 여세로 향후 정부를 강하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별세 부과 기간이 3월말로 끝나면서 한달간 1,200억엔의 조세수입 손실이 발생했다면 법안의 조속한 연장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야당은 물가불안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여기에 현 정권붕괴를 목표로 하는 야당의 정략도 가세했다. 민주당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에 대한 문책 결의안 제출은 일단 유보하되 5월 12일로 예정된 도로정비재원 특례법 개정안의 중의원 재가결 이후 정국 상황에 따라 문책결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총리 퇴진 및 중의원 조기 해산, 총선거 실시를 압박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날 조세특별조치법 개정안이 가결됨으로써 5월1일부터 일본 국내에서 팔리는 휘발유에는 리터당 25.1엔의 세금이 추가로 붙게 된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의 연장에 반대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면서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4월1일부터 리터당 130엔대로 떨어졌었다. 휘발유세와 각 정유사의 가격인상분을 합쳐 향후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60엔 내외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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