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추석이 중요한 것은 총선 때문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의 흐름을 바꿀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그 중 정부가 마련한 노동개혁 5대 법안 처리는 화급을 다투는 과제다. 연내 법제화를 이루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가면 총선을 코앞에 두게 돼 사실상 상반기 통과가 불가능해진다. 그러잖아도 최악의 취업난에 꿈을 잃고 '5포' '7포'로 내몰린 청년들에게 노동개혁 지연은 더 큰 좌절일 수밖에 없다. 여야는 이번 추석을 계기로 우리 청년이 겪는 고통과 분노를 직접 듣고 노동개혁 입법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공천을 둘러싸고 벌이는 여야의 싸움판에 대한 국민들의 따끔한 질책도 경험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이 말로는 민생 최우선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정쟁에 몰입하는 모양새다. 최근 새누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 갈등이나 새정연이 공천 혁신안을 둘러싸고 계파 전쟁을 벌이는 것 모두 민생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니 지역민에게 싸늘한 눈총을 받는 게 당연하다. 이번에는 "제발 먹고 살게 해달라"는 국민들의 호소에 귀를 열었으면 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내수도 침체에 빠지면서 국민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일자리 부족과 가계소득 정체로 웃을 일은 사라지고 눈덩이 가계부채와 급격한 월세전환은 전세난민을 만들어내며 서민들의 허리를 더욱 휘게 한다. 정치인이라면 이런 국민을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정치권은 이번 추석에 바닥 민심을 제대로 읽고 와 노동개혁을 포함한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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