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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처럼 총기사고 일상화되나" 시민불안 증폭

■ 이틀만에 또… 화성서 총기난사 4명 사망

사냥용 총기 관리부실로 잇따라 살인 참극이 빚어지는 가운데 27일 인천시 연수구 연수경찰서에 한 경찰이 보관 중인 사냥용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수렵 핑계로 수시 엽총 출고… 범죄 사용땐 막을 방법 없어

허술한 총기관리 도마에

"폭력성향 범죄자 소지 제한" 경찰청 사후약방문식 대책만

전문가들 "추적체계 마련을"


세종시에 이어 화성에서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기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두 사건이 모두 범인이 맡겨 놓은 총기를 경찰 지구대에서 수렵을 핑계로 출고한 뒤 살해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국가의 허술한 총기관리 실태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연이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총기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대한민국도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불안해 했다.

화성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4명이 목숨을 잃은 27일 사건을 전해 들은 많은 시민은 "우리도 이제 총기의 상시적 위협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을 토로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정모(27)씨는 "한국에서 총기사고가 이렇게 연달아 일어날 줄 몰랐다"면서 "지난해에는 안전사고가 잇따라 터지더니 올해는 총기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 영등포에 거주하는 권준원(29)씨는 "미국도 아니고 연달아 이렇게 총기사고가 난다는 것은 국가의 총기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등록된 총기는 16만여정에 달하는데 문제는 총기 등록 건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총기가 어떻게 관리되느냐는 것이다. 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은 총기를 소지하고자 하는 이는 주소지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다. 특히 엽총의 경우 이를 소지하기 위해선서는수렵면허증이나 유해 야생동물 포획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또 20세 미만,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은 관련 허가를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총기를 소지하게 됐더라도 보관은 파출소·지구대·경찰서 등에서 보관해야 하며 총기 출고 역시 경찰에 신고한 뒤 이뤄진다.

하지만 이 같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총기를 소유하게 됐더라도 범죄의 목적으로 총기를 사용한다면 현재로서는 막을 도리가 없다. 세종시와 화성 총기난사사건 역시 별다른 문제 없이 총기를 소지하게 됐고 관련 규정에 따라 총기가 출고됐음에도 살해 도구로 쓰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총기 출고 이후 별도의 추적방안을 마련하는 등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렵기간 동안 총기 소지자와 연락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총기휴대 자체를 더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총기소지자의 결격사유에 폭력성향의 범죄경력을 추가하는 등 총기 소지규정을 엄격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후약방문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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