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와 높은 실업률은 잊어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뉴욕 증시가 8주 연속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의 랠리를 더 높이 끌어올릴 힘과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주 다우존스지수는 1만1,204.28로 마감, 지난해 3월 최저점보다 71% 상승했다. 브로커리지업체인 밀러타박의 필 로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신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많은 종목이 고루 상승하고 있다는 점 ▦경기주인 소형주와 컴퓨터칩 제조업체가 오르고 있다는 점 ▦헤지거래가 여전히 많다는 점 ▦풍부한 유동성 ▦세계 증시의 고른 선전 등을 미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기술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주목되는 부분은 많은 종목이 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52주 최고치를 경신한 종목이 전체의 40%를 웃돌고 있다. 네드데이비드리서치에 따르면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소형주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소형주와 함께 경기주로 꼽히는 컴퓨터 칩 제조업체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2월8일 이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3% 올랐지만 러셀2000 소형주 지수는 27% 상승했다. 폴 데스몬드 로우리리서치 대표는 "일반적으로 강세장이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면 상승 모멘텀이 약한 주식들이 먼저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면서 하락 징후를 나타낸다"면서 "하지만 그 중 하나인 소형주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중론자들은 현 주가가 기업의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들어 시장의 과열 가능성을 지적한다.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급등해 예기치 않은 나쁜 소식으로 시장이 급랭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또 지난해 주가가 급락했던 만큼 52주 최고가 경신 종목이 많다는 점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증시가 과열될 경우 투자자들이 모두 돈을 주식시장에 투입했기 때문에 추가로 넣을 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술적으로 볼 때 지나친 걱정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시장이 과열됐다고 해도 증시가 어느 정도는 추가로 올랐다는 것이다. 데스몬드 대표는 "비우량주들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들이 줄어들기 시작해도 지수는 1년 동안 더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과열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헤지거래가 여전히 많다는 점은 아직 시장이 과열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보통 트레이드들은 시장이 곤두박질할 것에 대비해 풋옵션을 매입한다. 그런데 시장이 과열되면 이 같은 헤지를 번거롭게 여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꾸준히 인덱스 옵션을 매입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도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최근 10년물 재무부 국채 수익률이 3.81%까지 하락하면서 주식 시장의 메리트는 더욱 높아졌다. 50일선과 200일선을 넘는 종목의 비율이 높다는 점도 불 마켓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네드 데이비스리서치의 수석 전략가인 팀 헤이스는 "현재 50일 평균 주가를 웃도는 비율이 85%에 이른다"면서 "이는 매우 높은 수치로 당장의 위험 요소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세계 주요 증시의 동반 상승도 긍정적이다. 또 주식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한 2월 이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의 10개 섹터가 모두 상승했다는 점도 추가 상승에 힘을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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