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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인터넷 강국 한국, 되레 최적의 먹잇감

■ iWAR (손영동 지음, 황금부엉이 펴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촘촘하게 깔린 초고속 인터넷 망은 신속한 정보화의 밑거름이 됐으나 동시에 전 세계 해커들에게는 시원하게 잘 뚫린 도로를 타고 공격할 수 있는 좋은 '먹잇감'이 됐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에서 해킹으로 절취당한 국가 주요자료는 13만건에 달한다. 2009년 들어 하루 평균 9만 5,000여건의 사이버 공격이 탐지됐고 2009년 11월에는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27'자료가 해킹에 의해 유출되기도 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인 저자는"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사이버전이 될 것"이라는 유엔의 말을 인용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전'(cyber戰)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킹으로 도시 시스템이 모두 정지되고 은행 계좌가 텅텅 비는 가상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사이버 공격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서서히 진행중인 '사이버전'의 양상에 대해 분석하고 대비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해킹이 사이버 공격으로 진화했고 이는 현재 사이버전을 펼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이버전은 물리적 공격으로 시스템을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이 아니라 시스템을 정지시키거나 정보를 삭제ㆍ유출하는 '소프트 킬'(soft kill)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는 당장 눈에 보이는 파괴력은 적어 보여도 파장이 훨씬 크다고 말한다. 또 비용이 저렴하고 강자와 약자가 바뀔 수 있으며 공격자를 알기 어렵다는 점도 사이버전의 특성이라고 말한다. 책은 리처드 클라크 전 대테러조정관이 주요 국가들의 사이버전 능력을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인터넷 의존도가 낮은 북한이 공격 능력은 낮아도 사이버전 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지적한다. 또 미국과 중국ㆍ러시아 등도 사이버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우리나라는 2010년 1월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했으나 아직 기반이 약한 상태다. 저자는 최상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이 최적의 공격 요건이 돼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전에 체계적인 준비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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