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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반년 만에 공실률 28%P 낮춘 올리브타워 비밀은

임차인 요구 유연하게 수용… 도이치자산운용 전략 통했다

조기 입주 땐 인센티브 제공… 뛰어난 공간 효율성도 한몫

연말께 공실률 10%이하 예상


서울 도심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도이치자산운용'이 사들인 서울 중구 서소문의 '올리브타워'의 공실률이 불과 반 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올리브타워의 공실률은 계약 기준으로 약 25%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매입 당시의 53%에 비해 28%포인트, 절반 이상 낮아진 것이다. 매입 당시 계약 해지가 결정된 임차인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공실률은 57%에 달했기 때문에 3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이후 올리브타워 3개층과 2개층 일부를 사용하는 리치플래너컨설팅을 임차인으로 유치했다. SK네트워크서비스도 2개층을 사용하는 등 매입 후 크고 작은 10여 개 업체를 데려왔다.

또 현재 1층 스타벅스 매장 맞은 편의 비어 있는 공간은 기존에 오피스로 사용됐으나 리테일로 채울 예정이다. 건물 1층의 경우 오피스보다 리테일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도이치는 올해 말께 올리브타워의 공실률이 10%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올리브타워가 불과 6개월 만에 환골탈태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가장 우선적으로는 도이치의 유연한 임차인 유치 전략이 꼽힌다. 김상욱 도이치자산운용 상무는 "임대 시장이 안 좋을 때는 임차인의 요구사항이 다양해진다"며 "예를 들어 임대료만 보는 경우도 있고 렌트프리를 선호하는 경우, 그리고 이전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체 임대 가이드라인 안에서 이를 유연하게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실률 리스크를 빨리 해소하기 위해 빠른 입주가 가능한 임차인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임차인을 유치한 것은 아니다. 도이치는 좋은 임차인을 유치하는 것이 건물 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임차인의 신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나경원 세빌스코리아 임대서비스 부장은 "올리브타워는 내부 기둥이 없어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다"며 "마케팅 과정에서 이 점을 활용해 예상 평면 배치도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편 것이 임차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올리브타워는 공실률 외에 과감한 투자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이치는 3.3㎡당 1,920만원, 총 3,500억원을 투자해 매입했다. 이는 광화문 일대 당시 평균 매매가인 3.3㎡당 2,300만~2,400만원에 비해 20% 정도 낮은 수준이다. 공실률이 낮은 건물을 저렴한 값에 매입해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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