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소식통들은 회담 타결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중국과 미국이 직접 FTA 협상에 나서거나 중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여부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협상단의 워싱턴DC 도착을 계기로 '성장엔진 발굴' 흐름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중국 측의 고립감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제규범에 순응하거나 아웃사이더로 자리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우려는 협상에 참여한 국가들이 잇따라 수출입 장벽을 철폐할 경우 중국 등 신흥국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 2010년 이후 급증세를 회복해 지난해 미국에서 30%, EU에서 25% 이상의 교역 증가율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과 EU의 무역총액이 겨우 2008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과 대조된다.
게다가 미국은 이번주 일본 및 아시아ㆍ남미 신흥국들과 다자 간 자유무역 협상인 TPP 협상에도 동시에 돌입한다. 이로 인해 지난주 "TPP 참여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던 중국이 추가 반응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다자 간 협상의 경우 조기에 참여할수록 자국의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WSJ는 "미ㆍEU 간 회담 개시로 2대 경제대국인 중국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겠다는 게 미 재계의 희망"이라면서 "중국은 TPP 협상이 타결될 경우 각종 전자기기의 최종 조립기지 역할을 해온 아시아 내의 위상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들 국가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상당하다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 중국 내 각종 산업기준이 국제표준과 다른 경우가 많은데다 현재 TPP 협상이 권역 내 국유기업의 역할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중국의 여건과는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그러나 "각국의 FTA로 중국 경제의 둔화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당국이 인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사회 구조개혁 및 해외 투자개방을 준비하는 점도 국제협상의 이점을 활용할 여지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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