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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상가, 건설사가 직접 관리한다

투자비 회수 늦추더라도<br>상권 조기 활성화하고<br>자산가치 높이기 포석<br>대형 유통사에 위탁도

건설사들이 주상복합 등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하는 대신 전문 유통업체에 통째로 맡기거나 직접 관리ㆍ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투자비 회수를 다소 늦추더라도 상권 조기 활성화와 장기적인 자산가치 상승을 노린 포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부산 '서면 센트럴스타' 단지 내 상가를 계열사인 대우백화점에 맡겨 일괄 운영하고 있다. 총 63개 점포로 이뤄진 상가는 대우백화점이 직영하면서 현재 대부분의 점포가 입점해 있는 상태다. 상가 내에는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와 실내 어린이놀이터ㆍ뷔페ㆍ웨딩홀 등 다양한 업종이 성업 중이다.

부전동 K공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본궤도에 오르려면 입주 후 2~3년은 족히 걸린다"며 "서면 센트럴스타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 운영으로 활기를 띠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이용도 많다"고 말했다.

◇분양 보다 직영이 좋아=이 같은 상가 운영은 앞서 일부 건설사들이 도입한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입주가 시작된 경남 창원시의 '시티세븐'은 시행사인 ㈜도시와사람이 단지 내 상가를 분양하지 않고 직접 임차인을 구해 2~3년간 운영한 뒤 분양으로 전환한 사례다. 시행사가 직접 상권을 활성화시킨 다음 일정 정도의 임대수익이 확보된 것을 확인한 후 분양한 셈이다. 실제로 이 상가는 웬만한 대형 쇼핑몰보다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가 내에는 대형 복합영화상영관을 비롯해 대형 할인점과 서점도 둥지를 틀었다. 스트리트 몰로 지어져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것은 물론 해외 유명브랜드까지 들어서 지역 내 명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시티세븐에는 아파트ㆍ상가는 물론 호텔까지 갖춰져 있어 고급 소비층까지 흡수가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롯데건설의 서울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 베네치아 메가몰'도 일부 상가를 롯데건설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초기에는 입점 업체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입점 업체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GS건설 역시 마포구 합정동의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 상가를 분양하면서 일부는 2년간 직접 관리ㆍ운영하고 있다.



◇상권 가치 높여 장기적으로 유리=단지 내 상가에 직접 테넌트(입점 점포)를 유치해 운영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해당 업체에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분양이 늦춰지면서 투자비 회수가 그만큼 지연되기 때문이다. 토지대금의 일부만 직접 조달하고 대부분을 금융권 등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의존하는 일반 시행사들로서는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일부 대형 건설사나 자금력을 갖춘 시행사들은 오히려 분양을 하지 않고 직영을 하거나 대형 유통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칫 상권이 형성되기 전에 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는 미분양만 잔뜩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직영을 통해 업종은 물론 개별 업체까지 선별적으로 입점시킬 수 있어 상권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시행사인 삼호DSD의 김천수 차장은 "최근에는 테넌트를 어느 정도 유치해 임대수익을 끌어올린 후 일반 분양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권이 형성된 점포의 경우 임대료나 권리금 등이 더 높을 수밖에 없고 분양 받는 사람들도 이런 점포를 선호한다"며 "분양이 안 된다고 가게를 비워두는 것보다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한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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