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관광객의 주요 관광 코스로 떠오른 공연관광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난타ㆍ점프ㆍ비밥 등 넌버벌 퍼포먼스(대사없이 액션에 중점을 둔 공연)를 제작하는 공연 단체들이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PMC(난타ㆍ웨딩, 이하 작품명), 예감(점프), 두비컴(사랑하면 춤을 춰라), 펜타토닉(액션드로잉 히어로), 명보아트홀(드럼캣), 해라(판타스틱), 페르소나(비밥) 등 7개 업체가 이르면 11월초께 사단법인 '한국공연관광협회'를 공식 선보인다.
넌버벌 퍼포먼스 업체들은 지난 5월 한국관광공사에 모여 공연관광시장 발전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할 협회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출범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이후 출범준비위원회에서 최광일 두비컴 대표를 초대 회장으로 추대했으며 11월 초반 협회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드로잉쇼(오리지날 드로잉쇼), 에스제이비보이즈(비보이 쿵), 쇼비보이(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정동극장(미소), 삼청각(자미), 터치스카이(신나는 빵쇼), 문화마을 들소리(월드비트 비나리) 등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은 업체 7곳을 이른 시일 내에 회원사로 끌어안는다는 방침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시장은 외래 관광객 증가와 함께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관람객 32만5,423명, 공연 수 5개에 그쳤던 넌버벌 퍼포먼스 시장은 지난 해 각각 162만1,249명, 18개 공연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매년 30% 내외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데다 외래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 상품 중에서 7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설 공연이 18개에 이르는 등 관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이 높은 일본 관광객이 줄어드는 대신 개별 단가가 낮은 중화권이나 동남아 지역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인바운드 여행업체들이 단가 후려치기에 나서면서 적정 수준의 입장료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인의 경우 삼삼오오 오는 개별 관광객들이 공연장을 찾아 제 값을 주고 공연을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국인이나 동남아 관광객은 단체로 오면서 여행사 측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요구하기 때문에 공연 제작사 측에서는 실질적으로 남는 게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공연관광 시장에선 관광객의 공연 상품 선택을 결정하는 여행사들이 '갑(甲)'이기 때문에 이들의 눈 밖에 나면 외국인 관람객 유치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여행사들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단가를 들어주지 않으면 다른 공연으로 물량을 돌리겠다는 협박을 일삼아 어쩔 수 없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공연관광협회가 공식 출범하면 회원사들은 적정 수준의 단가 보장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외 진출시 공동 홍보 부스를 마련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오주성 한국공연관광협회 사무국장은 "공연관광 업체들이 '제살 깎기' 식의 경쟁을 자제하는 한편 수익성이 낮은 외국인 관광객 중심에서 내국인으로의 관람객 다변화와 해외시장 공동진출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기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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