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매매시장과는 달리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여전히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올 초만 해도 대구와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났던 순위 내 청약 마감 아파트가 강원과 광주·전남 등지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청약접수가 진행된 전국 9개 민영아파트 중 6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순위 내 마감은 대구·경북과 부산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나타났지만 지난주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전남과 강원, 경남 등지에서도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엄진영 피알페퍼 팀장은 "매매시장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분양시장은 오히려 분위기가 좋아지는 모습"이라며 "미분양아파트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 한신 휴플러스 오션파크'는 304가구 모집에 1,362명이 몰려 평균 4.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광주 선운지구 2블록 '이지 더 원'도 553가구 모집에 3,824명이 접수를 마쳐 평균 6.9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한 아파트 단지 역시 미달된 주택형이 1개 정도로 사실상 마감된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았다.
이는 꾸준히 상승하는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기존 주택 시장보다는 자금 마련에 여유가 있는 신규 분양 주택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신규 분양아파트에 대해서도 은행 대출이 쉽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도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봄 분양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신규 분양 시장 분위기는 당분간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매매시장 침체가 예상외로 길어질 경우 분양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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