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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 블루오션으로 뜬다

"사교육비 절감 효과" 학생 참여 갈수록 늘어<br>교육업계 콘텐츠개발 강화등 사업확대 움직임<br>"사교육의 연장일뿐" 부정적 인식 극복이 과제

컴퓨터·영어 위주이던 민간서비스 업체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수학·과학·독서논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초등학교의 어린이들이 컴퓨 터 방과후학교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웅진씽크빅


방과후학교가 교육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정책에 발맞춰 각급 학교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영리업체 참여 제한도 완화되는 추세여서 교육업체들이 콘텐츠 개발을 강화하는 등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영리업체의 방과후학교 참여에 '학교를 학원화시킨다'는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아 업체들은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보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 확대로 참여업체 늘어=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99.9%가 교과 12만4,000개, 특기적성 16만1,000개의 방과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 427만명이 참여했다. 학생 참여율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학교 현장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06년 42.7%에서 2007년 49.8%, 2008년 54.3%, 2009년 57.6%로 꾸준히 늘고 있다.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학교의 경우 평균 20~30%의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향후 방과후학교 학생 참여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교육업체들도 방과후학교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의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80.2%로 매우 높은 데 반해 초ㆍ중학교는 각각 48.1%와 51.9%로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대교는 그동안 컴퓨터ㆍ영어 등 일부 과목에 국한된 제품군을 확대해 수학ㆍ과학ㆍ독서논술ㆍ예체능 과목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교는 '스쿨버스 100'이라는 브랜드로 전국 755개교에서 방과후학교 사업을 하고 있지만 90%가량이 컴퓨터ㆍ영어교실에 치중돼 있다. 홍진택 학교지원팀장은 "컴퓨터는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영어ㆍ수학ㆍ과학ㆍ독서논술 등은 아직 외부업체 참여가 많지 않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교는 지난해 방과후학교 사업으로 5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약 500여개의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웅진씽크빅도 컴퓨터 위주의 프로그램을 영어ㆍ수학ㆍ한자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윤호 스쿨사업기획팀장은 "영어 과목의 경우 원어민강사 수급 문제가 있어 사업 확장이 쉽지 않지만 프로그램 개발을 이미 끝낸 상태"라면서 "학습지 사업으로 축적한 콘텐츠와 강사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학ㆍ한자과목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과후학교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참여 업체도 늘고 있다. 능률교육과 파고다어학원은 콘텐츠와 교재 등을 공급하는 형식으로 올해부터 방과후학교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컴퓨터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KT는 올해 교과논술과 수학과목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사교육의 연장" 부정적 인식 극복 과제=2008년 4월 학교자율화방안이 발표되면서 영리업체의 방과후학교 참여가 허용됐지만 서울ㆍ부산ㆍ대구ㆍ대전을 제외한 다른 시도는 영리업체 참여(컴퓨터는 제외)를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상당수 학교들이 영리업체가 아닌 비영리단체에서 강사ㆍ프로그램을 공급받고 있다. 비영리단체의 경우 프로그램과 강사 풀(pool)을 갖춘 데도 있지만 신뢰성과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서울ㆍ부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과후학교 민간서비스 업체 인증제를 도입했다. 인증제로 검증된 업체만 방과후학교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되지만 교육 당국은 부적격 업체가 일정 부분 걸러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과후학교의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방과후학교를 도입했지만 '사교육의 연장'이라는 비판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방과후학교 수강료는 컴퓨터의 경우 한 달에 2만5,000~3만원, 영어회화 7만~10만원 등으로 학원에 비해서는 저렴하지만 부실한 공교육에 따른 추가비용이라는 인식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영리업체 참여에 부정적인 지역과 학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 최근 방과후학교 업체 선정과정에서 뒷돈이 오가는 등 비리가 발생한 것도 업체들의 공격적 사업 확대를 꺼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은 공교육만으로 해결하는 것이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방과후학교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리업체의 참여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어떤 업체가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판단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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