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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건설 수출의 명암


얼마 전 중동의 유력 경제지 ‘미드(MEED)’는 ‘한국의 지배력’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 플랜트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명성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특히 이라크의 원유 증산 목표를 전한 후 “한국 건설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역할 수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력을 추켜세우는 듯한 기사는 갑자기 유럽 경쟁업체들의 활동을 간단히 전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신문은 “아시아업체들의 공격적인 입찰 때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명 업체들이 명성이 구겨졌지만 이들은 할인을 하지 않는 ‘콧대 높은’접근 방법으로 지난 1년 동안 안전한 계약만을 따내며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체들에 대한 칭찬인지 아닌지 모를 기사는 “영국의 패트로팩은 한국의 경쟁업체들과 조인트 벤처형태의 안전한 사업으로 적지 않은 성공을 즐겼다”며 유럽 업체들의 새로운 전략까지 소개한 후 끝을 맺는다.

4ㆍ4분기 들어서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업체들의 해외 수주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특히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 10억달러 이상 되는 대형 플랜트의 EPC(설계ㆍ구매ㆍ시공ㆍ일괄계약)업체로 선정되는가 하면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도 크고 작은 공사를 따내며 진출 지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조선산업이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고 건재하던 자동차 역시 주춤하고 있는 이때 건설 수출이 속도를 내는 모습은 물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주와 함께 중요한 것은 해외 건설 계약에서도 적정 수준의 수익을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수년 전 무리한 해외 수주 탓에 지금까지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한 건설사들이 적지 않음에도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저가 수주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해외수주 7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표 달성’에만 정성을 쏟을 뿐이다. 해외 수주가 가뜩이나 힘겨운 건설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지 아니면 남는 것 없는 장사로 더 큰 골병을 들게 할지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내년 중동을 비롯한 주요 해외시장의 발주 물량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나오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신중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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