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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현대산업개발이 경기도 남양주 도농사거리 인근에 문을 연 '별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모델하우스 안은 하루 종일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회사 측이 추산한 이날 하루 방문객은 1만여명. 모델하우스 앞에는 떴다방 업자들이 곳곳에서 분양권 전매를 권유하며 명함을 돌리는 장면도 목격됐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이모씨는 "1년만 지나면 되팔 수 있는데다 웃돈이 붙을 것 같아 들러봤다"며 "당첨되면 좋고 떨어져도 손해 볼 건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선보인 신규분양 단지들이 잇따라 두자릿수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문을 여는 모델하우스마다 몰려드는 방문객들로 만원이다. 지역에 관계없이 수도권 신규분양은 모두 순위 내에서 청약이 마감되고 있다. 미분양이 속출했던 지난해와는 180% 달라진 모습이다. 오원석 별내 아이파크 분양소장은 "남양주ㆍ의정부ㆍ구리 등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ㆍ송파 등 강남권에서도 투자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문을 연 다른 모델하우스들도 문전성시를 이루기는 마찬가지다. GS건설이 의왕시에서 분양하는 '포일 자이', 우남건설의 시흥 능곡지구 '우남 퍼스트빌' 등 이날 오픈한 모델하우스마다 예비 청약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포일 자이아파트를 방문한 최모씨는 "아들 내외가 관심이 많아 둘러보고 있다"며 "집값도 불안한데 미리 사놓으면 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 돈과 사람이 몰리는 것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에다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 낳은 투자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최근 분양시장에는 넘치는 돈과 저렴한 분양가, 세제혜택, 대출규제 제외 등 인기를 끌 만한 여건이 충분하다"며 "기존 주택을 구입하려면 목돈이 들지만 신규분양은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분양열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전셋값 급등으로 서울과 수도권 예비 청약자들이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긴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은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에 거주하는 전세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수요가 가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가 수도권 전역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를 확대한 후 신규분양시장이 '풍선 효과'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DTI 규제로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신규분양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청약열기가 인근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자칫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시장 전체의 보편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개발호재가 있고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한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규제강화로 연결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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