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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경기 침체 속도 빠르다"… 각국 부양책 팔 걷어

■중국·ECB 기준금리 인하<br>재정위기국 국채 매입 등 ECB 추가 대응 관심<br>내달 FOMC 결과도 촉각


한쪽(유럽중앙은행ㆍECB)은 예상했던 카드였지만 다른 한쪽(중국 인민은행)은 전혀 뜻밖의 액션이었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절박했다고 볼 수 있다.

5일(현지시간) 중국과 유럽중앙은행, 여기에 영국중앙은행(BOE)까지 일시에 기준금리와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낸 것은 최근 각국의 실물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미국ㆍ중국ㆍ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등 세계 3대 경제권의 경기지표는 모두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또 한번의 글로벌 공조가 필요하고 그것도 글로벌 경기의 양 축 가운데 하나인 중국이 한 단계 더 높은 부양 카드를 꺼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깊어진 침체의 골…ECB 예상된 카드 내놓아=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기의 하방 위험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반면 "물가는 안정적"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전날 발표된 유로존의 6월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4를 기록해 5개월 연속 50을 밑도는 등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로존 1위의 경제대국인 독일마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유로존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독일의 6월 복합 PMI는 48.0을 기록해 4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코메르츠방크는 2ㆍ4분기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0.25%를 기록해 유로존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도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중국 경제의 침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2일 발표된 중국의 6월 HSBC는 48.4를 기록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50을 하회하는 등 경기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날 전격적으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8월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중국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대응에 나섬에 따라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중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CB의 추가 대응과 미국의 카드는=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각국이 내놓을 추가적인 대책과 미국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의 금리인하가 실제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시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ECB가 경기부양 의지를 보일 경우 향후 무제한장기대출(LTRO)과 재정위기국의 국채 매입 등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국채 매입과 장기대출 재개와 관련해 "이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은 본질적으로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오는 8월1일에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의 연방공개시장회의(FOMC)도 중요한 이벤트다. 지난 FOMC 회의에서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나오지 않았으나 벤 버냉키 FRB 의장은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양적완화를 포함해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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