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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해저드 옆에 따로 연못을 만들었대요. 물도 깨끗하다는데 꼭 들어가 봐야죠.” 신지애(20ㆍ하이마트)는 지난 27일 출국에 앞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었다. 대회 전통으로 자리잡은 우승자의 연못 뛰어들기 이벤트를 두고 ‘물이 더러워 나중에 종기가 났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자 ‘챔피언 연못은 따로 있다’는 말로 우승 의지를 다진 것이다.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파72ㆍ6,569야드)에서 개막될 이 대회를 앞두고 신지애처럼 ‘연못 다이빙’을 꿈꾸는 선수들은 한 두 명이 아니다. 지난해 우승자인 모건 프레셀(미국), 부활을 선언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꿈꾸는 박세리(31)와 부상에서 회복중인 김미현(31ㆍKTF), ‘엄마 골퍼’로 돌아와서도 안정된 기량을 보이고 있는 한희원(29ㆍ휠라코리아)과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20ㆍLG)을 비롯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까지 참가자 대부분의 소망은 우승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가능성 높다고 점쳐지는 선수는 손에 꼽힌다. 그 중 대표 선수가 ‘세계랭킹 1위’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올들어 3개 대회 출전에 2개 대회 우승. 그것도 HSBC챔피언스는 11타차, 지난 주 세이프웨이 인비테이셔널은 7타차의 완승을 거두며 차별화된 플레이를 펼쳐 보인 터라 오초아의 우승 가능성은 최고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오초아에게는 이 대회와 관련해 약점이 있다. ‘2년 연속 막판 몰락 경험’이다. 첫날 LPGA메이저 최소타 타이인 62타를 쳤던 지난 2006년에는 3타차 선두로 최종일에 나섰으나 후반 9홀에서 크게 부진했고 마지막 홀 이글로 가까스로 연장전까지 갔지만 결국 캐리 웹에게 연장패했다. 지난해는 공동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했다가 파3의 17번홀에서 티 샷 미스 후 웨지 샷으로 헛방을 날려 4온한 뒤 3퍼팅을 하면서 7타나 치는 바람에 순위표에서 미끄럼을 탔던 아픔이 있다. 결국 오초아는 지난해 공동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 대회는 늘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만큼 ‘기억’을 다 지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초아 역시 “그 홀에 서면 지난 잘못이 생각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오초아에게 이번 대회는 샷 기량뿐 아니라 정신력도 평가 받을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현지에서는 오초아만큼 주목 받지 못하지만 국내 팬들의 기대는 신지애에게 쏠리고 있다. 일본투어 우승으로 상승세를 탄 채 미국으로 건너 간 신지애는 2일 프로암과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잘 먹고 잘 자고, 연습도 잘 하고 있다”면서 “러프가 길지만 똑바로 치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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