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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인플레 전망시 유가 산정방식 변경 검토"

유럽중앙은행(ECB)은 고유가 장기화 추세를감안해 인플레 전망치를 계산할 때 유가를 참고하는 방식을 현실적으로 손질하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ECB 관계자는 ECB의 18인 통화정책위원회가 은행 수석 애널리스트인 오트마르 이싱에게 지금처럼 석유 선물가를 기준으로 인플레 전망치를 산정하는 방식이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아직은 방식을 바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변경 쪽을 택하더라도 테스트 기간이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ECB 대변인은 이에 대한 논평을 회피했으며 이싱 연구원도 블룸버그측과즉각 연락되지 않았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내내 올해 7월 인도분 기준의 브렌트유선물 가격이 같은 기간의 현물 가격보다 거의 예외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오차 때문에 ECB가 이달들어 올해와 내년의 역내 인플레 전망치를 상향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ECB는 지난 3일 올해의 역내 인플레 전망치를 약 2.1%로 상향조정해 발표했다. 이는 ECB의 목표선인 2%을 초과하는 것이며 지난해 12월 예측된 1.8%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내년의 경우도 1.6%에서 1.7%로 상향조정됐다. 지난해 하반기의 브렌트유 선물은 내달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24-28달러 수준인 것으로 ECB가 앞서 파악했으나 같은 기간의 현물 가격은 근 29달러에 달했다. 올들어 런던 소재 바클레이스 캐피털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ECB의 인플레 전망치를 산정하는 일을 했던 제임스 닉슨은 "(인플레 전망치를 계산함에 있어 석유)선물 가격을 사용하는데 대한 (ECB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것이 전망치를 잘못 나오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닉슨은 "물론 대안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실을 최대한 반영하는 쪽으로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CB가 지난 2001년 6월에 공개한 은행의 전망치 산정 가이드북에 따르면 원유를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을 산정할 때 "최근에 파악된 선물 가격들"을 사용하도록규정하고 있다. 닉슨은 그러나 ECB가 이런 기준을 만들 때 근거로 채택한 과거의 경제학계 리서치 보고서들이 급변하는 현실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들이라면서 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이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ECB가 내부적으로 인플레 전망치 계산 때 적용하는 원유가 기준을 바꾸는 작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닉슨은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도 인플레 전망치 계산에 적용하는 유가 기준을 ECB처럼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닉슨은 이전에 BOE에서 국제거시경제 부문을 전망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는 BOE가 지난 99년 환율 전망치를 계산할 때 현물과 선물을 어느 정도 비율로 혼합할지를 고민했다면서 결국 50대 50으로 내부 절충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ECB는 환율의 경우 `최근의 평균치들'을 적용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와 이싱 연구원 등은 최근 잇따라 고유가 장기화가인플레를 가중시키는 요소라고 우려를 표명해왔다. 지난주 나온 ECB 6월 경제동향보고서도 "역내 인플레 전망치가 목표 상한인 2%를 초과하는 기간이 두달이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관측통들은 ECB 통화정책위원 18명 가운데 현재로선 누구도 2%인 유로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ECB가 인플레 전망치산정 방식을 바꾸더라도 이것이 금리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지적했다. ECB는 지난 1년 이상 유로 금리를 고수해왔다. (프랑크푸르트 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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