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성 대부분이 결혼과 출산을 원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등의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여성가족부가 서울대 여성연구소에 의뢰해 전국의 20~30대 여성 1,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혼 여성(460명)의 79.4%가 '결혼 후 출산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과 상관없이 출산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미혼여성도 4.2%를 차지했다. 총 83.6%가 출산 의향이 있다는 결과로 볼 때 저출산 문제가 단순히 여성의 출산 기피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아이를 낳기 위한 조건으로 조사 대상의 46.3%가 '양육부담을 덜어주는 사회적 지원'을 꼽았다. 26.6%는 '충분한 가구소득', 7.8%는 '배우자의 양육 참여'라고 답해 자녀출산과 양육은 사회적 시스템에 따라 지원돼야 하는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89.7%가 이직 경험이 있는데 이 중 29.1%는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결혼과 출산, 육아부담'이라고 답했다. 또 자녀를 둔 여성 중 출산휴가제도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여성은 24.6%,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해본 경험은 10.1%에 불과했다.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양육 당시 취업상태가 아니어서(53.1%)'라는 응답 외에 '육아휴직제도가 없는 일자리에 취업해 있어서(21.0%)' '육아휴직 사용에 비우호적인 직장분위기 때문(13.9%)'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대해 여성부는 "육아휴직제도가 사회적으로 아직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구직 지원을 위한 정책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37.7%가 '일ㆍ가족 양립이 가능한 일자리의 증가'라고 답해 '더 많은 일자리의 창출(21.9%)'보다 우선순위로 꼽았다. 자녀 양육에 관해서는 본인과 배우자 이외에 자녀를 주로 돌보는 사람으로 '친정 쪽 친인척(18.4%)'이 가장 많았다. 자녀양육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보육비ㆍ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이 51.4%, '양육을 분담해 줄 믿을 만한 시설부족'이 21.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원이 필요한 보육정책에 대한 우선순위로는 '육아지원 시설 이용의 경제적 부담 경감(21.1%)'이 가장 높았으며 직장 보육시설(16%), 영아보육시설(11.8%), 국공립보육시설(9.1%)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성공적인 결혼의 조건으로는 '배우자의 경제적 능력(32.6%)'이 가장 많았으며 '본인의 안정된 직장(11.3%)' '본인의 경제력(8.6%)'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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