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에 따르면 만델라의 전 부인인 위니 마디키젤라 만델라 여사는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선데이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만델라가) 폐에 차는 액체를 빼내기 위해 24시간 입에 튜브를 달고 있다"면서 "어떤 말도 제대로 발음할 수 없고 오직 표정변화를 통해 의사전달을 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마디키젤라 만델라 여사는 "폐렴은 완치돼 위독하지 않지만 폐감염증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의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만델라가 생명유지 장치에 의지해 겨우 살아 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만델라의 자택 침실은 세균감염을 우려해 병원 중환자실처럼 개조됐고 의료진 22명이 밤낮없이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만델라는 과거 남아공의 악명 높은 인종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다 27년간(1964~1990년) 복역하는 과정에서 만성적 폐질환을 얻었다. 여기에 노환까지 겹쳐 최근 수 차례 고비를 넘겼으며 올해 6월에도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3개월 가까이 입원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폐막식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민주화의 상징인 그의 건강은 남아공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아공 집권정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만델라의 건강문제를 끊임없이 외부로 흘려 그를 국부(國父)로 추앙하는 국민을 자극함으로써 지지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만델라는 ANC 지도자로서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주도했고 이 같은 공로로 1993년 프레데리크 빌렘 데클레르크 당시 남아공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1994년에는 남아공 대통령에 선출돼 흑백갈등 종식에 힘썼다. 퇴임 후에도 세계 원로 지도자로서 아프리카 분쟁 조정, 에이즈 퇴치 등에 적극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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