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학들이 성적장학금 수령 조건으로 토익 등 공인영어성적을 요구하면서 대학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은 어차피 취업을 하려면 영어공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취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돈과 시간만 든다"며 반발하고 있다.
토익 성적을 장학금 수령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은 인천대만이 아니다. 성신여대 역시 2011년부터 학과ㆍ학부ㆍ학년 1~3등에게 지급하는 성적장학금의 수령조건으로 4학년은 토익 점수 800점, 3학년은 700점, 2학년은 600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입학성적우수장학금을 받아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하더라도 토익 점수 800점이 안되면 6번째 학기부터는 등록금을 내게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학 측은 이 같은 제도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성신여대 학생지원과 관계자는 "저학년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하면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생은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는 토익이 왜 장학금 선정기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토익 점수의 유효기간은 2년뿐인데 1~2학년 때 딴 점수가 어떻게 취업에 도움이 되겠냐"고 말했다.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토익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별도의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해 장학금 수령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대학 교육이 단순히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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