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의 1인당 부채액은 4,600만원을 돌파해 연말에는 5,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금융권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은행권의 차주는 1,050만8,000명이며 이들의 부채합계는 487조7,000억원이다.
은행권 차주는 2012년 1,045만1,000명에서 2013년 1,043만6,000명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을 차주 수로 나눈 1인당 부채액은 2010년 4,261만원에서 2012년 4,471만원, 2013년 4,598만원, 올해 6월말 4,641만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차주 증가와 1인당 부채액 증가 속도가 하반기에는 더욱 빨라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기부양책이 가동되면서 가계대출 신청자가 8월 LTV·DTI 규제완화 이후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연말 기준 차주 수와 1인당 부채액은 상당히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8월을 기점으로 11월말까지 월평균 5조5,000억원씩 늘고 있다. 12월 들어서도 이런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이 늘고 부채액이 증가하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아시아·태평양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이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서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년간 0.98% 포인트 하락하고 가계부채 급증-내수침체-성장률 둔화의 연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작년 은행권 스트레스테스트에서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연체율이 1.06%에서 1.55%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다시 LTV, DTI 비율을 재조정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한 금융당국의 미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은행권 가계대출에 아직 문제가 없고 정책대응에 나설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의 경우 일단 차주의 상환 능력이 충분하고 LTV·DTI 비율도 한도보다 낮게 적용되고 있다”며 “가계대출 연체율도 10월기준 0.65%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상호금융권은 원리금 분할 상환비중이 1%에 불과하고 취약계층 대출이 많아 건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관련 대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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