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을 선언했다. 6일 블룸버그통신(현지시간)에 따르면 스위스 바젤에서 이날 열린 선진10개국(G10)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 참석한 후쿠이 총재는 “일본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 정책에 대해)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금리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경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지만 유가 급등이 일본 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당분간 금리정책을 변경하는 대신 물가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후쿠이 총재의 발언은 BOJ가 지난달 31일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올해 말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기 경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금리인상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일본의 경기 회복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BOJ가 이르면 내년 초에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통화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었다. 일본은 장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제로 금리정책을 유지해왔다. 한편 일본 엔화가 지난 4일 미 달러화에 대해 26개월래 최저치인 118.35엔을 기록, 향후 BOJ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6월 이후 12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현재 금리가 4%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BOJ가 제로금리 등 통화 완화 정책을 계속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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