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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토종IB의 장애물들


"한국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해서는 법과 제도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의 선입관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국내 증권사의 IB 담당 임원들은 요즘 국내 기업들이 진행하는 대규모 딜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경기 침체로 딜 자체가 많지도 않지만 간혹 나오는 것도 토종 IB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에서 외국계와 국내 IB 간 실력 차가 클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퍼졌다 보니 빅딜일수록 외국계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웅진코웨이ㆍLIG넥스원ㆍ하이마트 매각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외국계 선호 현상은 확연하게 드러났다. 과거 이들 기업과 상장 주관 업무 등으로 인연을 맺었던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매각 주관사 선정에 참여해달라는 입찰제안요청서는 물론 매각 사실 자체도 까맣게 모르고 있을 정도다.

A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외국계에 비해 축적된 딜 수행 경험(트랙레코드)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서 인수 후보를 발굴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갖춰놓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 IB보다는 외국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무자들이 외국계를 선호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진행하던 딜이 깨져도 면피가 쉽기 때문이다. 한 기업의 재무담당 관계자는 "국내 IB에 딜을 맡겼다가 실패하면 윗선에서 당장 책임 추궁이 들어온다"며 "하지만 외국계에 딜을 맡겼다가 실패해도 쉽게 넘어간다"고 말했다.

국회도 국내 IB 육성에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이 토종 IB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총선 등 선거일정으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론스타를 국부 유출의 원흉으로 욕하지만 토종 IB를 길러내지 못하면 국내 기업의 빅딜을 외국계가 전부 차지해 또 다른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누빌 토종 IB의 육성은 당국만이 아니라 기업ㆍ국회ㆍIB업체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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