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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토해양부는 4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에 대해 최대 3회까지 분할분양을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경기 침체로 대단지 아파트를 일괄 분양할 경우 대량의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분할분양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한 건설업계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분할분양 허용으로 앞으로 시장상황이나 주변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어 건설업계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형 사업의 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분양전략 수립을 통해 분양 적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이 승인한 분양가 총액의 범위 안에서 회차별로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어 분양성 재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괄 분양에 비해 청약기회가 늘어나는 효과도 누릴 수도 있다. 다만 분할분양을 하더라도 입주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전체 가구의 준공(입주)시기는 현행처럼 동일하게 제한하기로 해 그 실효성에서는 다소 의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분할 착공이나 준공을 허용할 경우 1차로 먼저 입주한 입주자가 전체 단지가 완공될 때까지 토지지분등기를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건설업계는 준공(입주) 시기를 동일하게 제한할 경우 분양 탄력성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ㆍ3차 분양 시기가 늦춰질 경우 준공 일정 압박으로 인해 부실시공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음부터 준공시점을 늘려잡을 경우 금융비용과 일반관리비 부담이 늘어나 분양가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다. 수급 동향이나 경기 동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이번 분할분양 허용의 긍정적인 취지가 퇴색되지 않고 건설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완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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