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에서 현 집권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ㆍ사진) 총통이 연임에 성공했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14일 밤(현지시간) 개표 완료 결과, 마 총통이 51.6%를 득표해 45.6%를 얻은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여) 주석을 누르고 재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제3의 후보로 주목받았던 친민당 쑹추위(宋楚瑜) 주석은 2.8%를 얻는데 그쳤다.
총통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집권 국민당이 압승했다. 지역구(79석) 가운데 국민당이 48석, 민진당이 27석, 친민당이 1석을 각각 차지했고 무소속과 군소 정당이 나머지 3석을 가져갔다. 비례대표(34석) 선출을 위한 정당 득표율은 국민당 44%, 민진당 35%로 각각 16석과 13석을 확보했다.
마 총통은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 타이베이 국민당 중앙당사 앞 연단에 나서 “이번 승리는 대만 국민의 승리이며 평화를 지향하는 대만의 승리다”라면서 “전력을 다해 대만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 사회 각 분야의 개혁작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진당 차이 후보는 마 총통의 재선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선거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당 주석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국민당이 이날 총통과 입법위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대만 유권자들이 변화보다는 안정은 선택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마 총통은 선거기간 내내 ‘경험 있는 총통’을 뽑아야 한다면서 안정론을 핵심 선거전략으로 내세웠다.
친중국 성향의 마 총통이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중국과 대만은 기존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경제, 민간 교류 등을 중심으로 한 양안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는 마 총통의 당선을 지지해온 중국과 미국이 ‘숨은 승리자’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만주권론’을 주장하는 야당 출신 첫 여성 총통이 나올 경우 양안 간의 갈등이 재차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과거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 시절 대만해협의 일촉즉발 긴장 상황이 벌어진 데서 교훈을 얻어 선거기간에 마 총통의 재선을 바란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해 왔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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