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많이 낳는 여성들은… 의미심장 결과
대졸 임시직 여성, 정규직보다 둘째 아이 낳을 비율 더 높아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정규직, 경력 단절 우려 피하려 출산자제 경향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임금이 높은 여성일수록 아이를 더 많이 낳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현식ㆍ김지연 연구원이 펴낸 '여성의 근로조건과 출산력'보고서에 따르면 월 200만원 이상 받는 여성의 출산력이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 여성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5,000가구로 구성된 한국노동패널 자료 1~11차(1998~2008년)를 분석한 결과이며, 오는 17~18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저출산고령화 대응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5~49세 가임여성의 첫째 출산력의 경우 ▦임금 100만원 미만 1.093명 ▦100만원~199만원 1.770명 ▦200만원 이상 3.357명으로 나타났다. 둘째 출산력 역시 ▦100만원 미만 1.080명 ▦100만원~199만원 2.193명 ▦200만원 이상 3.197명으로 조사됐다.
김현식 보사연 연구원은 "이 결과에는 산모의 교육 정도나, 배우자 유무, 거주형태, 가구원 수 등의 다른 변수가 반영됐을 수도 있지만 이 모든 변수를 통제한 조사에서도 임금은 여성의 출산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대졸 여성의 경우 초과근무가 없는 정규근무시간이 짧을수록 둘째를 더 많이 낳는다고 밝혔다. 대졸이면서 임시ㆍ일용직인 여성이 대졸 정규직에 비해서도 둘째를 더 많이 출산하는데 이는 정규직 여성이 경력단절을 피하려는 경향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서 함께 발표되는 명지대 우석진 경제학교수의 연구 역시 이 같은 경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 교수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간 여성의 출산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둘째 아이를 출산할 연령인 30대에 공공부문에 근무한 여성은 민간부문에 근무한 여성보다 0.67명 정도 추가적인 자녀를 출산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력단절의 위험이 덜한 공공부문 종사자의 출산율이 더 높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뚜렷히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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