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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교수는 지금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이 경제위기를 '퍼펙트 스톰'이라고 지칭했다. 아닌 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징후는 지구촌 모든 나라들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마저 일으킨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언제쯤 이 태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혹자는 이 같은 상황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거품이 완전히 빠져 바닥을 다지고 다시 경기가 상승곡선을 그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 "한국이야말로 그 같은 위기에서 가장 먼저 탈출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전망이 담긴 책이 나와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부문 총괄사장 루치르 샤르마가 쓴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손꼽히며 모건스탠리에서 수십 년간 신흥시장 부문 전문가로 명성을 쌓은 저자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세계경제의 대안을 찾기 위해 신흥국 시장들을 직접 누비며 새로운 성장을 열어갈 주인공들을 찾아 나섰다. 각고의 노력과 연구 끝에 마침내 그는 세계경제 위기를 빠르게 돌파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는 국가들, 세계경제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 나갈 20여 개국을 발굴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이들 국가를 '위기에서 가장 빠르게 탈출한다'는 의미로 '브레이크아웃 네이션(Breakout Nations)'이라고 정의했다. 나아가 그는 이 책을 통해 이들 국가가 어떻게 세계경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인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통찰과 분석을 제시한다.
루치르 샤르마는 '포스트 브릭스 시대'를 이끌어갈 브레이크아웃 네이션들 중에서도 단연 한국을 선두주자로 지목했다
그는 한국을 글로벌 경제사의 희귀사례라고 단언한다. "공식적으로 경제자료가 집계된 이후 50년 연속으로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나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서 성숙기 과정에 들어서고도 제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5년 전 GDP의 26%이던 제조업이 31%까지 치솟았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통적 우위를 차지했던 자동차와 철강 산업에서 나아가 로봇공학, 항공, 생명공학 등 신성장 산업 부문에서도 세계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 결과 4%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처럼 부유한 나라로서는 만만치 않은 성과라는 얘기다.
뉴욕 타임스와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2012년 최고의 비즈니스북'으로 선정한 이 책은 한국경제의 재도약이 어떻게 시작될지, 세계경제의 새로운 축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성장과 추락의 기로에서, 우리가 반드시 보고 듣고 묻고 숙고해야 할 세계경제 전망의 모든 것이 망라되어 있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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