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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하루 볕이 무섭다고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고진영(20·넵스)이 신인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신설 대회인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총상금 5억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고진영은 12일 강원 평창의 용평리조트 버치힐GC(파72·6,39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쳐 김예진(20·요진건설·12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월 넥센 마스터스와 5월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에 이은 시즌 3승째. 이로써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에 초청을 받아 자리를 비운 전인지(21·하이트진로), 이정민(23·비씨카드)과 함께 다승 부문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더해 시즌상금 4억4,715만원을 쌓은 그는 상금 레이스에서도 탄력을 받게 됐다. 1위 전인지(5억5,924만원), 2위 이정민(5억859만원)과의 격차를 좁히며 3위를 유지한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 격인 대상 포인트에서도 김민선(20·CJ오쇼핑)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무릎 통증으로 애를 먹고 있는 고진영은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을 건너뛰고 휴식을 취한 덕분인 듯 이번 대회 사흘 내리 60대 타수를 적어내는 안정된 샷을 휘둘렀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7번(파4)과 8번홀(파5)에서 3~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4타 차까지 달아나며 순항했다. 하지만 2위였던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가 후진하는 사이 나란히 올 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한 김예진(20·요진건설)과 황예나(22·볼빅)가 추격전에 나섰다. 고진영의 앞 조에서 경기한 김예진은 고진영이 9번홀 보기와 10번홀 버디, 12번홀 보기로 주춤하자 13번홀까지 3타를 줄여 1타 차로 쫓았다.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기어코 공동 선두를 이루기도 했다.
승부는 결정력이 필요한 클러치 상황에서 판가름났다. 고진영은 지난해 1승과 올 시즌 앞서 2승을 거둔 경험이 있었다. 김예진이 버디를 잡은 15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올려 버디 기회를 만든 뒤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다시 1타 차로 앞섰다. 17번홀(파3)에서는 1.5m 가량의 긴장되는 파 퍼트를 홀에 떨궈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반면 김예진은 17번(파3)과 18번홀(파5)에서 성공하면 공동 선두가 될 수 있었던 4m 가량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 때 1타 차 2위까지 따라붙었던 황예나도 14번홀(파4)에서 파 세이브에 실패, 이날만 6타를 줄인 배선우(21·삼천리·11언더파)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10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2%'가 부족했지만 데뷔 최고 성적을 낸 김예진은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 2위 박지영, 3위 박결 등과의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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