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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애니메이션 미래 장밋빛?

'마당을 나온 암탉' 이어 '점박이'도 100만 관객 돌파<br>英·중동 등 해외서도 인기 불구 1~2개 흥행으론 시장 발전 한계<br>제작비 지원·유통 구조 개선 등 기본적 토양 다지기 우선돼야


"한국 애니메이션을 향후 관심 있게 보도록 만든 획기적인 작품이다."

국산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이하 점박이)'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평가다. 국내 개봉 전부터 해외 33개국에 선 판매 되며 진가를 인정받았던 '점박이'가 지난달 열린 제 6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을 통해 영국, 프랑스, 중동지역 23개국에 추가 판매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1일 기준으로 '점박이'는 전국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1월 26일 개봉한 이래 35일만의 기록이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두 번째, 한국 '3D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최초다. 가히 토종 애니메이션의 승승장구가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200만 관객을 모았던'마당을 나온 암탉'과 '점박이'의 성공만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장밋빛 미래를 점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혜경 한국애니메이션 제작자 협회(이하 KAPA) 팀장은 "토종 애니메이션 성공 이후 투자자들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을 하나 둘 들춰보기 시작했다"며 "이 부분은 '마당을 나온 암탉''점박이'등 토종 애니메이션 흥행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 두 작품의 성공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전체의 호재로 이어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경계했다. 이 팀장은 "우리나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프랑스와 캐나다 등은 제작자가 제작비의 30% 정도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 지원을 받지만 우리는 50%, 많게는 100% 제작자가 책임진다"고 말했다. 사실 현재 물고기를 소재로 한 뮤지컬 애니메이션'파닥파닥(감독 이대희)'도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비를 들여 저예산으로 만들고 있다.

또 애니메이션에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는 정부 모태펀드에서 지원받은 창업투자회사가 거의 전부다. 이마저도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투자하고 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된다는'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 금융 시스템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지원사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유통(배급) 부분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관객에게 노출빈도가 드물면 그만큼의 가치를 선보일 수 없다. 애니메이션 제작업계 한 관계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했고 '점박이'는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했다. 콘텐츠 자체도 훌륭했지만 이 같은 튼튼한 배급사가 뒤에 있었기에 상영관 수를 확보하면서 단기간에 막을 내리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다"며 유통(배급) 등의 근본적 문제점을 꼬집었다.

토종 애니메이션의 승승장구는 분명 박수 쳐 줄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애니메이션이 동력을 갖고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2의 '마당을 나온 암탉''점박이'등의 콘텐츠 생산을 마냥 기대하기보다 제작비 지원과 유통(배급) 부분 문제 해결 등 기본적인 토양을 다지는 게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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