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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 44돌 특별기고] 한국경제 다시 일어서야 한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본지 창간 44돌 특별기고] 한국경제 다시 일어서야 한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지난 60년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신문으로 태어나 한결같은 자세로 ‘경제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서울경제신문의 창간 44돌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심지어는 남미식 침체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고도 한다. 세계경제가 한참 활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이때에 우리만 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우리 경제가 무엇이 문제냐는 반론도 있다. 경제성장률 5%, 경상수지 흑자 200억달러, 물가상승률 3% 수준으로 예측되는 올해 경제는 아주 견실한 성장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의 수출 주력상품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내수시장은 다소 침체에 빠져 있지만 수출시장의 호황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파급효과가 나타난다면 다시 활황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다 보니 이에 대한 처방이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현재 경제상태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란 언제나 사이클을 가지고 순환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좋다가도 나쁠 수 있고, 나쁘다가도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이들은 현재의 상황이 경기순환상의 침체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침체의 입구에 들어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5% 경제성장을 하면 총체적 난국으로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불황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괜찮은, 아니 아주 바람직한 경제성장률로 여기기도 한다. 외환위기 전에는 대기업의 경우 연평균 20% 가까이 투자증가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한자릿수만 증가해도 다행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이다. 잠재성장률이 8%대에서 4%대로 추락해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들은 또 어떠한가. 논 팔고 소 팔아 공부하고, 독일의 탄광과 병원으로, 월남의 전쟁터로, 중동의 건설현장으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피땀 흘리던 정신도 이제는 옛말이 돼버렸다. 3D직종에는 외국근로자가 없으면 산업현장이 돌아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야간근로나 초과근로보다는 근로시간 단축이 화두가 돼버렸고 ‘일벌레’는 시대착오적인 사람인 반면 ‘웰빙’이 대세가 돼가고 있다. 우리는 아직 1만달러 국가에 살고 있다. 선진국들은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는데 평균 7년 내지 8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이 1만달러를 달성하고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고도성장을 지속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1만달러를 달성하고 이제는 됐다는 생각에 혹시 자만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 우리의 진짜 위기는 바로 이러한 자만심이라고 본다. 과거 경제개발 초기에 우리는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뭉쳤다. 바로 이것 때문에 돈도 기술도 없고 잘 살아 본적도 없는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제는 자금ㆍ기술ㆍ인력 어느 하나 남부러울 것 없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우리의 가장 차별화된 자원인 성장의 열의가 식어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제 새롭게 도약할 때이다.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하면 불가능할 것은 없다. 서로 어렵다고 푸념하고 남을 탓할 것만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기업들은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새로운 성장기관차의 엔진이 돼야 한다. 국민들도 이러한 기업과 기업가 정신을 성원해 후방의 든든한 지원세력이 돼야 한다. 정부도 기업들이 마음껏 蓚耽?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줘야 한다. 기업ㆍ국민ㆍ정부 모두 말로만 2만달러를 예기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정신으로 살아왔다. 아직도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한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무장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제 다시 성장이다’는 국민적 목표로 다시 한번 일어서야 한다. 입력시간 : 2004-08-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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