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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길'로 거듭나는 지리산 둘레길

내달2일까지 실상사·성심원 등서 불교·천주교 협력 예술프로젝트

관람객에 생명·평화 가치 일깨워 마을벽화 작업·감따기 농활 행사도

성심원 대강당에서 펼쳐진 마임이스트 이정훈의 공연. /사진제공=지리산프로젝트 추진위원회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자연과 우주, 인간을 성찰하는 '예술길'이 펼쳐진다.

올해 처음 열리는 '지리산프로젝트 2014:우주·예술·집'은 지리산이 가진 생태 자원을 예술과 결합해 보여줌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일깨우고자 기획된 것으로 다음 달 2일까지 전북 남원 실상사와 경남 산청 성심원, 하동 삼화에코하우스 등지에서 진행된다. 기존의 지역 문화행사와 달리 지리산을 품은 3개 시군이 통합적으로 참여한 동시에 조계종 실상사와 천주교 성심원 등이 종교 초월적으로 협력한 예술프로젝트라 의미가 남다르다. 실상사 회주인 도법스님, 오상선 바오로 성심원 원장신부, 안상수 파티 교장이 공동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신라불교의 호국정신을 간직한 천년고찰 실상사의 입구 천왕문 기둥에는 안상수 디자이너가 '가득함도 빛나라 비움도 빛나라'고 적은 주련(柱聯·기둥에 장식으로 써 붙이는 글귀)이 내걸리고, 창고로 전락했던 해우소는 '변소화랑'으로 변신해 정만영 작가가 채집한 실상사 주변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성신석조각연구회는 극락전 안마당 바닥돌에 연꽃을 새겨 극락정토로 향하는 꽃길을 만들었다. 작가 김기라는 10년 동안 1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 '사심당 프로젝트 10년동안'을, 천경우 작가는 사찰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컵을 갖고 오게 해 절마당에 묻고 파낸 흙을 집으로 가져가게 하는 5년 프로젝트 '하늘이거나 땅이거나'를 전개한다. 일반인들도 참여하는 공공예술 활동을 통해 생명존중과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취지다.

소록도 다음으로 큰 규모의 한센인 복지시설인 성심원은 폐쇄적이던 과거를 털고 "예술의 생명력을 통해 인근 주민의 일상까지 끌어안는 개방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에 마련돼 작가들이 성심원 안에 머무르며 작업했고, 낡은 강당은 전시실로 바뀌고 훗날 지리산미술관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역사풍경화로 유명한 서용선는 지리산 풍경화와 지리산 마고신화를 주제로 한 입체작품을 설치했다. 자연이 좋아 아예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은 이호신 작가는 장엄한 지리산과 섬진강을 통해 인간 삶과 역사를 되돌아보는 수묵작품을 완성했으며, 프랑스 작가 이브 세티엔느 소놀레는 한달 간 머무르며 촬영한 지리산 풍광과 미세한 자연의 소리를 3개의 모니터를 통해 영상작품으로 보여준다.



폐교를 활용해 주민 공동공간으로 개조한 하동의 삼화에코하우스에서는 삶과 예술의 협업을 추진하는 감따기 농활, 마을벽화 작업, 무궁화심기 등이 행사 기간 계속된다.

김준기 예술감독(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일본 나오시마를 중심으로 한 세토우치 예술제, 니가타현의 농촌 마을에서 열리는 에치고쓰마리 등 '자연'과 함께 하는 공동체 예술행사가 있으나 우리는 여기다 분단의 현장이자 생명 평화 운동의 출발지인 지리산의 의미를 더해 현대문명의 잃어버린 가치를 찾고자 한다"며 "정례화된 공동체 예술행사로서 지역 범위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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