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미테 자치구의 브룬넨비어텔-아커스스트라세 구역은 약 8,500여명의 주민 중 약 37%가 기초생활수급자일 정도로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다. 주민 상당수는 터키나 아랍권에서 이주해온 이민자들이다. 1990년 통일 후 건물 노후화, 근린생활시설의 부족 등 물리적 문제와 이민자 유입에 따른 범죄 및 실업률 증가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자 베를린시는 2005년부터 이 구역을 '마을만들기(Quartiersmamagement)' 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 개보수와 가로 정비가 꾸준히 진행 중이며 특히 저소득층과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사파크 일디즈 마을만들기 매니저는 "이 지역 주택들은 대부분 1960~1970년대에 지어졌지만 허물고 다시 짓기보다는 고쳐서 쓰고 있다"며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과 일자리 창출,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재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구역의 2011~2013년 재생예산 50만유로(7억2,500만원) 중 40%인 20만유로가 가족·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지원됐다. 2010년 약 40만유로를 들여 건립한 연면적 200㎡ 규모의 지역가족센터에서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탁아시설이 운영되고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상담과 독일어 교육도 진행된다. 이러한 재생프로그램 입안과 실행은 전적으로 마을 주민들에 의해 이뤄진다. 약사로 일하며 마을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리마 엘-사드씨는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어서 분쟁과 갈등이 빈번했던 동네였지만 마을만들기 프로그램 도입 이후 인구가 20%가량 늘어나는 등 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구도심 공동화와 지역 공동체 해체가 가속화되기 시작한 독일은 특히 1990년 통일 이후 인구 감소와 지역·계층 간 격차 현상이 심화되자 도시재생정책의 목표를 '사회통합'으로 설정하고 1999년부터 물리적 환경 개선과 함께 사회·경제 및 교육·복지 향상을 동시에 꾀하는 '사회통합도시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베를린시의 마을만들기 사업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1999년 15곳을 대상으로 시작된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은 현재 34곳으로 확대됐고 지역 및 생활권의 환경개선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기회 제공, 사회문화적 통합, 공동체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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