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 총재는 이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정치협상회의) 기간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 들어 무역수지가 균형점을 찾아가면서 외부로부터의 통화팽창 압력이 줄어듦에 따라 국내 지준율을 인하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규모 무역흑자 등으로 유입되는 달러화가 위안화로 손바뀜되면서 국내 통화팽창 압력이 컸지만 이제 무역균형을 찾아감에 따라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늘릴 여지가 커졌다는 얘기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 예금인출 요구에 대비해 총예금 가운데 일정 부분을 쌓아놓는 비율로 지준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은행 대출여력이 커져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저우 총재는 또 "지난 1990년대 말 한때 6%까지 떨어졌던 은행 지준율이 지금은 20% 안팎까지 올라간 상태라 이론적으로 지준율을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2월 무역수지는 해외 경기침체에다 중국의 소비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315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최대 적자폭을 기록했다. 그동안 과도하게 흑자행진을 보여온 중국의 외환수지도 균형점을 찾아가며 지난해 꾸준하게 절상된 위안화는 올 들어 되레 소폭 절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지난주 말보다 달러당 0.0209위안 급등한(위안화 가치 하락) 6.328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 급락폭은 2010년 8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와 관련, 이강(易鋼) 외환관리국장은 저우 총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가치는 상승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추세에서 벗어나 무역흑자 감소, 내수확대 등의 영향에 따라 쌍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저우 총재도 이에 앞서 5일 "중국의 산업구조 조정과 무역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위안화 환율이 적정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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