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필휘지 서예 붓질에 희로애락 감성을 더했다. 서예가 무산 허회태(58)가 창안한, 감성을 뜻하는 이모션(Emotion)과 서예의 캘리그래피(Calligraphy)를 합성한 '이모그래피(Emography)'이다. 작품 '호기(浩氣·사진)'를 보면 한 획을 그었지만 먹의 농담과 붓을 운용하는 속도의 느림과 빠름, 자유분방한 삐침이 생동감을 이뤄낸다. 꿈틀거리는 기운이 금방이라도 종이를 뚫고 나올 기세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전관 5,6전시실에서 그의 개인전이 한창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0월 스웨덴국립박물관의 초청으로 열린 '허회태 이모그래피 특별전'의 귀국 보고전 격으로, 서예로 시작해 이모그래피를 창시하기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독창적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남 순천 출신의 서예가였던 큰아버지에게 붓글씨를 처음 배운 뒤 1995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서예 부문 대상을 받았다. 국내외 개인전을 열며 활동하던 그는 "전통 서예만으로는 외국인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는 한계를 깨닫고 "서예의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언어 초월적 그림으로 표현한 '이모그래피'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27일까지. (02)588-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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