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인천시장 후보로 친박근혜(친박)계 핵심인사로 꼽히는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선출됐다. 6·4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첫번째로 선출된 여권의 광역단체장 후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고 현 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역임한 이력을 바탕으로 '힘 있는 시장론'을 부각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은 9일 인천 숭의아레나파크컨벤션센터에서 인천시장 후보자 선출대회를 열어 대의원투표(20%), 당원투표(30%), 국민선거인단투표(30%), 여론조사(20%)를 합산한 결과에 따라 유 전 장관을 인천시장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유 전 장관은 총 1,772표(선거인단 1,473표, 여론조사 55.1%)를 얻어 946표(선거인단 702표, 여론조사 44.9%)를 얻는 데 그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3선에 도전한 안 전 시장은 '예선전'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유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송영길 인천시장과 본선에서 격돌한다.
당초 새누리당의 인천시장 후보 경선은 접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됨에 따라 유 전 장관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특히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유 전 장관이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제 새누리당 내에서도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유 전 장관이 여론조사에서는 앞서지만 대의원·당원·국민선거인단투표에서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조직력을 앞세운 안 전 시장이 뒤집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경선 결과는 유 전 장관이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대의원투표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 전 장관 측은 경선 결과와 관련해 "'후보의 상품성'과 발로 뛰는 선거운동,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강하게 어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이 인천시장 출마를 오랫동안 준비해온 이학재 의원을 비롯해 당내 주류 친박 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박 대통령과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된 셈이다. 유 전 장관은 경선 레이스 기간에 "정부·대통령과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힘 있는 시장론'을 앞세웠다.
아울러 경쟁후보인 안 전 시장이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 부채 문제'에 발목이 잡혀 송 시장에게 패했던 기억도 표심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의 경우 안 전 시장과 달리 인천시정에 관여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본선에서 송 시장을 보다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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