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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자금시장 훈풍 분다

美 기업들 잇단 자사주 매입… 유럽 회사채 발행 다시 활기…<br>"일시적 현상… 더 지켜봐야" 지적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자금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기업들이 넉넉한 현금을 재원으로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미국 기업은 월마트를 비롯해 모두 27개사로 매입 규모는 185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트림탭스의 데이비드 샌츠치 연구원은 "기업들이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6월은 실적 발표 시즌이 아닌 데도 자사주 매입 공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는 것은 강세장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 증시에서는 총 343건, 1,78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이 발표됐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 한해 동안의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 2007년(8,980억 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의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는 1,280억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규모를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는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1조8,40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자산 대비 현금 보유 비중을 따지면 지난 1960년대 이후 최고치다. UBS의 조나선 골럽 투자 전략 담당은 "자사주 매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현금 보유 규모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의 미첼 톰슨 밸류에이션 및 리스크 담당 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좀 더 명확해져야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채권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알스톰, 아메리칸모빌, RTE, RCI 등이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이번 주 회사채 발행 건수가 3월 중순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 4월 이후 처음으로 금융회사의 후순위채권이 발행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투자 위험이 감소함에 따라 마르킷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지수는 5월 한때 647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달 17일에는 552로 개선됐다. 채권 시장 여건이 올 가을에나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던 은행들로서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슈뢰더의 아담 코러리 유럽-영국 채권 전략 수석은 "채권 시장은 공포와 변동성 때문에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라며 "하지만 공포는 언제나 그렇듯이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도율이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도 안정되고 있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시에떼제네랄의 수키 만 채권 전략 담당은 이 같은 채권시장 여건 개선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했다. 그는 "신규 발행은 미미한 수준이고 유동성은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자금 흐름이 거의 없고, 투자자들은 유통시장에 뛰어드는 걸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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