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반기별로 발표하는 환율 보고서에서 "일본이 경쟁력을 목적으로 통화가치를 내리거나 환율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자국의 경제적 목표달성을 위해 국내적인 수단을 사용하며 인위적인 환율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은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해온 상태여서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미국의 입장이 크게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언론들은 일본의 무제한 통화완화 정책과 인위적인 엔화 평가절하에 대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고라고 해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서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현저히 저평가돼 있고 중국 정부가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규모 시장개입을 재개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2010년 6월 이후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10% 평가절상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금융시장의 혼란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본통제 정책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막는 데 사용해야지 원화의 평가절상 압력을 줄이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18~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미국이 이 같은 보고서를 내놓음에 따라 환율 문제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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