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8가지 맛이 있다고 한다. 인생팔미(人生八味) 중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 바로 직업미(職業味)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것이 인생의 8가지 맛 중 하나라는 것이다. 박재희 교수의 '3분 고전'에 나오는 말이다. 이처럼 일자리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조건이며 일하고 싶어하는 모두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일자리는 개인과 가정의 소득 원천으로 일자리 없이는 물질적인 면에서 삶의 기초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자리는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청년층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들이 장기간에 걸쳐 실업상태에 놓였을 때 청년층이 겪게 되는 좌절감은 각종 사회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고령화 추세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청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은 산업현장을 건강하게 한다. 동시에 장기실업자에 대한 재정 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청년실업자 한 명이 취업하게 되면 근로소득세ㆍ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 등의 징수효과로 인해 재정안정에 기여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현 정부는 일하고 싶은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는 사실을 바탕에 두고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현재 60% 수준인 고용률을 70%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17년까지 총 238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문제는 2%대로 하락한 경제성장률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일자리 창출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일자리는 누가 만드는가.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기업이다. 물론 정부 재정을 통해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는 기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를 살펴보면 대기업의 고용흡수력은 예전만 못하다. 1995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대기업 종사자는 92만명 감소했다. 반면 중소기업 취업자는 같은 기간 437만명 증가했다.
중소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새로운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일자리 창출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 중소기업이 성장,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전자는 창업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생존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기준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창업 후 2년 내 49.1% 수준.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자는 죽음의 계곡을 통과한 기업들이 성장을 통해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업력이 증가함에 따라 고용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기업이 망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8가지 맛 가운데 일하는 맛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고용 창출에 중소기업의 기여도가 높다면 중소기업이 만드는 일자리가 지금보다 나은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우리 사회가 격려하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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