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수도권 대표 인기 골프장인 레이크사이드CC를 인수한 것은 에버랜드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레이크사이드CC를 인수한 것은 단순한 골프장 운영을 넘어 골프장이 갖고 있는 인근 유휴용지 개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삼성에버랜드가 레이크사이드CC 주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은 에버랜드 확장 등을 염두에 두고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이크사이드CC 주변 유휴용지는 약 26만㎡(약 7만8,650평) 규모다. 유휴용지 개발을 통한 수익사업을 창출할 수 있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에버랜드까지는 14㎞. 차로 30분이면 도착하고 직선거리는 10㎞도 채 안 된다. 골프장 유휴용지와 기존의 에버랜드를 연결하면 매머드급 '생활형 테마파크'를 탄생시킬 수 있다. 삼성그룹은 안양CC와 가평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글렌로스(이상 삼성에버랜드 운영), 동래베네스트(삼성물산 운영)까지 총 108홀의 골프장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이름값에 비해 소유한 골프장 수가 비교적 적고 인수 금액도 낮아지자 전격적으로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레이크사이드CC는 재일동포 고(故) 윤익성씨가 투자해 1990년 36홀 규모로 개장한 골프장이다. 1997년 회원제 코스인 18홀을 추가 개장했지만 윤대일 대표와 형수 석진순씨 등의 경영권 분쟁으로 법적 소송까지 치러야 했다. 이후 레이크사이드CC는 우리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12월 최소입찰가격을 3,600억원으로 책정, 매각을 추진했지만 관심을 표명한 업체가 없어 실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1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최소입찰가격을 3,000억원으로 낮춰 재매각을 추진했고 삼성물산을 주인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 골프장은 서초구 만남의 광장에서 20㎞ 남짓 떨어져 있어 서울 강남에서 30~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성남시 분당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입지에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매각 가치가 1조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오랜 경영권 분쟁과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지분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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