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양사는 미국 공정노동위원회(FLA)가 중국 내 팍스콘 공장의 노동착취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팍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1월 IT기업으로는 최초로 FLA에 가입하고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맡겼다. 이에 FLA는 2월부터 중국 선전과 청두에 있는 공장 3곳의 근로자 3만 5,000명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최소 43개 부문에서 중국의 노동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과도한 노동시간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노동자들이 주당 49시간 이하로 제한된 근무시간을 초과한 사례는 부지기수였으며 1년 이상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도 있었다. 휴일 없이 11일 연속 근무한 경우도 있었다. 또 한달 초과 근로기준 시간인 35시간을 넘기더라도 초과수당이 나오지 않았다.
노동환경과 임금수준도 열악했다. 설문 대상자 중 43%가 자신이 사고를 당하거나 동료들의 사고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근로자의 3분의2가량은 임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팍스콘 노동자들은 월 평균 360~455달러를 받는다. 이것도 그나마 2년 전 팍스콘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자 크게 올린 후 최근 다시 25%나 올린 것이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년 7월까지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정하고 초과근무 시간도 월 최대 36시간을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팍스콘은 노동시간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임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1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오렛 반 히어든 FLA 회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애플과 팍스콘이라는 두 거대기업이 노동환경 개선을 약속했다"며 "이는 관련산업의 기준이 돼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전세계 노동계 재편에 큰 영향을 주는 새로운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팍스콘은 아마존ㆍ델ㆍ휴렛팩커트 등 세계적 IT기업들의 부품을 40%나 생산하며 중국 내에서만도 민간기업으로는 최대인 12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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