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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불거지는 9·1 부동산대책] 2년 기다린 청약1순위자 두번 운다

무주택자 혜택 사실상 사라지고 경쟁률만 껑충

1순위 자격 1년 단축해 281만명이나 늘어

2주택자 감점 폐지로 유주택자까지 대거 진입

"자가점유율 50%대인데 무주택자 정책 뒷걸음"


'9·1대책'에서 유주택자에게 적용되던 청약감점제가 폐지되는 등 주택정책의 기본 틀이 유주택자 중심으로 변하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기존 청약 1순위 무주택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의 청약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높은 인기지역의 경우 실수요자들이 당첨되기 오히려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고 나면 바뀌는 청약제도=정부는 그동안 청약 시장에 유주택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개선책을 꾸준히 내놓았다. 지난해 민영주택 중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에 대한 가점제를 폐지하는 한편 85㎡ 이하 아파트의 가점제 비율도 75%에서 40%로 낮춘 바 있다. 지난 4월에도 20가구 이상 임대사업자에게 민간주택을 우선공급하는 내용의 대책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이번 대책에서는 85㎡ 이하 가점제를 아예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율운영하도록 하는 한편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1가구당 5~10점가량 적용되던 감점 기준도 없애 사실상 무주택자에게 주어진 혜택을 폐지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비난이 쏟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1순위 통장 가입자들의 박탈감이다. 1순위 자격을 통장 가입 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켜 기존 1순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점이다. 현재 청약통장 가입 2년이 넘은 1순위자는 총 733만명. 하지만 이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면 281만명이 추가로 급증한다. 기껏 오랜 시간을 기다려 1순위자가 됐는데 아파트 당첨을 위한 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1순위 기간 단축에 유주택자까지 대거 청약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인기지역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7년 전 600만원짜리 청약예금에 가입한 정모씨는 "최소한 4~5년 후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두고 청약통장에 가입하는데 정책은 수시로 바뀌다 보니 정부정책을 신뢰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활성화에 밀려 자가거주정책은 뒷전=전문가들은 유주택자들에게 청약 기회를 넓히는 대책과는 달리 무주택자들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정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12년 115.4%로 100%를 넘어서지만 막상 일반 가구 중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를 의미하는 자가점유율은 2006년 55.6%에서 2008년 56.4%, 2010년 54.3%, 2012년 53.8%에 머무는 등 계속 정체 상태다. 2012년 현재 1,773만가구 중 자기소유주택에 머무는 가구는 953만가구에 불과하다.



변창흠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주택자들이 집을 안 사는 것이 아니라 주택 가격이 높아서 못 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들의 주택 구입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무주택자의 경우 감점제가 폐지되더라도 무주택 기간에 따라 최대 32점까지 가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주택자 우선 정책 기조는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약 1순위 자격 완화로 인기지역 아파트의 무주택자 당첨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진입 기회가 넓어진 투자자들의 당첨 가능성은 무주택자와 반대로 더 높아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변 교수는 "경쟁이 치열할 경우 제한된 물량 속에서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다주택자와 투자목적의 수요자까지 합쳐지면 당첨 확률이 낮아진다"며 "그동안 미분양이 발생했을 경우 무주택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부여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혜택을 줄 필요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투기가 아닌 실수요 목적의 유주택자 역시 정부대책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무주택자들을 매매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유주택자들에게 집을 사게 하겠다는 대책인데 당장 유주택자들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구매하다 장기적으로 집값이 하락했을 때 오히려 하우스푸어가 양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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