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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ㆍ우승상금 1억원) 첫날 경기가 열린 11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CC(파72ㆍ6,238야드). 8번홀(파3ㆍ156야드)에서 티샷을 마친 마지막 조 선수들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슈퍼 루키' 김효주(18ㆍ롯데)의 볼은 그린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허윤경(23ㆍ현대스위스)의 볼은 왼쪽 숲으로 숨어버렸다. 그나마 김자영(22ㆍLG)은 그린에 올렸지만 홀과 거리가 멀었다.
이 조는 대회 2연패와 시즌 2연승에 도전하는 김효주, 지난 시즌 다승왕(3승) 김자영, 지난 시즌 상금 2위 허윤경이 몰린 최대의 관심 조. 하지만 맞바람이 태풍 수준으로 불어 닥친 마(魔)의 8번홀에서는 국내 여자골프의 대표스타들도 꽤 애를 먹었다. 허윤경은 이 홀에서 언플레이어블(1벌타) 선언으로 더블 보기를 범했다. 김자영은 2퍼트로 파. 압권은 김효주였다. 8번홀은 일곱 홀 연속 파를 지켜오던 그로서는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아마추어 4승과 프로 3승(롯데마트ㆍ일본ㆍ대만 투어 1승씩), 올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현대차 차이나 대회 우승을 쓸어담은 '무서운 여고생'은 무너지지 않았다. 10m 남짓한 거리의 오르막 러프에서 구사한 플롭샷(그린 주변에서 높게 띄우는 샷)을 홀 뒤에 떨어뜨렸다. 내리막 경사를 탄 볼이 멈춘 위치는 홀 두 발짝 거리. 쉽지 않은 라이에서의 퍼트도 가볍게 성공해 버디만큼 짜릿한 파 세이브를 해냈다.
이날 대회장은 18개의 바람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악조건이었다. 어떤 홀은 겨울 같은 삭풍이 몰아쳤고 또 어떤 홀은 봄 같은 산들바람이 부는 등 매 홀의 바람이 달랐다. 양수진(22ㆍ정관장)은 9번홀(파5) 그린에서 볼이 멈추지 않아 경기위원장에게 'SOS'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악조건에서도 치고 나가는 소수가 있게 마련. 김효주도 그중 한 명이었다. 김효주는 버디 1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4오버파 공동 17위를 달렸다. 선두와 4타 차임을 생각하면 4오버파는 선방이다. 김자영은 트리플 보기까지 저지르며 9오버파 공동 68위로 처졌고 지난 시즌 대상(MVP) 양제윤(21ㆍLIG손해보험)은 8오버파 공동 54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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