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최고법원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사형 선고를 26일(현지시간) 확정함에 따라 사실상 내전 상황인 이라크 정국이 더욱 혼미해 질 전망이다.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이라크 내에 아직도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니파 세력이 상당수 있어 이번 사형 확정을 계기로 시아파와 미군 주도의 정부에 극렬히 저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라크 법은 사형선고가 항소법원에서 확정되면 30일 내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집행토록 하고 있어 후세인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1월26일 이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BBC방송은 "이라크 인들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 은밀한 장소에서 사형이 집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후세인에 대한 사형 선고가 예상보다 빠른 것을 두고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쿠르드족 학살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사형이 전격 확정됨에 따라 진실 규명이 어렵게 됨은 물론 복잡한 쿠르드족 자치문제까지는 미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미국의 새로운 이라크정책을 발표할 시점이 내년 1월이라는 것은 미국이 후세인 사형 집행을 계기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이라크에서 손을 떼기 위해 후세인 처단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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