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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은 지난 2012년 열린 총선과 대선에 이어 올해 6·4 평택시장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한 전통적인 여권 텃밭이다. 그러나 적진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정장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16·17·18대)의 귀환으로 평택을은 7·30재보궐선거의 격전지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이에 맞서 유의동 새누리당 후보가 '바뀌면 새로워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막판 상승 가도를 구가하고 있어 선거 판세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27일 7·30재보선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을 맞은 두 후보는 불볕더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유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연예인 최란씨도 함께해 이목이 쏠렸다. 최씨는 "의동이는 친한 동생이라 서로 잘 알고 지냈다"며 "상대 후보가 3선 하신 분이라 힘들겠지만 젊고 능력 있는 의동이가 당선되면 좋겠다"고 힘을 보탰다. 유 후보는 최씨와 함께 평택초등학교 동창회를 찾아 동문과 악수하며 "친구가 마지막 부탁을 하러 이 자리에 왔다"고 인사를 건냈다. 유 후보는 "너희 덕분에 첫 번째 고비를 넘겨 평택을 새누리당 후보가 됐다"며 "이제 마지막 고비인 7·30에서 꼭 승리해 살기 좋은 평택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KBS가 22~23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95%·신뢰수준±3.7%)를 보면 유 후보는 39.0%, 정 후보는 39.9%의 지지율을 기록해 소수점 단위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유 후보 측 관계자는 "평택을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과 평택항 개발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유권자가 여권 후보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평택역에서 만난 주부 김씨도 "공재광 평택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호흡을 맞추려면 아무래도 유 후보가 낫지 않겠느냐"며 도지사·시장·국회의원으로 이어지는 트리오의 역할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측은 "이번에 집계된 여론조사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KBS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워낙 낮아 표본을 짜낸 듯해 믿기 어렵다"며 "정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 후보가 만약 당선돼 국회로 들어가더라도 정치 신인이 평택을 위해 무슨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서도 정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60대 택시기사도 "정 후보같이 깨끗하고 결점 없는 사람이 없다"며 "정 후보가 19대 총선에 불출마 선언했을 때부터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날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사전투표(25~26일) 결과 평택을 투표율이 전국 평균 투표율인 7.98%에도 못 미치는 5.75%를 기록하면서 두 캠프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적극 투표층의 지지가 높은 유 후보 측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정 후보 측은 "사전투표에서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평택을 선거는 부동층과 정 후보를 지지하는 여권 성향 유권자의 투표 참여 비율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역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자영업자 이씨는 "자신은 새누리당 팬이지만 정 후보가 나올 때마다 그를 지지했다"며 "정 후보가 중도 성향이라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도 이탈자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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