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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언론탓 이전에 자신부터 돌아봐야

[기자의 눈] 언론탓 이전에 자신부터 돌아봐야 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60~70대는 투표 안해도 된다. 그분들은 이미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지난 2004년 4ㆍ15 총선을 앞두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정 의장의 이른바 ‘노인 폄훼 발언’으로 탄핵 이후 50%가 넘었던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10% 이상 빠져버리기도 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최근 비슷한 고통을 겪었다. 언변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그였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을 겨냥해 ‘경악할 만한 비리’를 언급했다가 호된 질책을 당했다. 당내에서조차 ‘한나라당 공천 비리 파문이라는 호재를 일순간에 날려버렸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한순간의 ‘실언’으로 이미지를 구겨버린 셈이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대표인 노혜경씨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노씨는 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피습 사건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처음에 17바늘을 꿰맸다더니 60바늘 꿰맸다는 것을 보면 성형도 함께 한 모양” “박근혜라는 기호는 도무지 21세기의 것이 아니다. 박정희의 악몽과 겹쳐 있는 구시대의 살아 있는 유령”이라고 했다.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듯 노씨가 ‘모질고 야박’해서, 또는 ‘눈 먼 증오심, 내 편과 네 편을 갈라 네 편을 향한 노골적 적개심과 살기’로 글을 썼다는 데는 공감하기 어렵다. 전체 맥락과 글의 뉘앙스를 볼 때 ‘발언의 취지와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왜곡ㆍ확대되는 것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노씨의 해명이 어쩌면 진실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노씨 발언의 문제는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맸다는 데 있다. 정 의장과 김 원내대표의 경우도 노씨의 항변처럼 ‘진의’가 아니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본심’과 다르지만 이미 뱉어진 말은 예상치 못한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음을 간과한 탓이다. 언론의 과장ㆍ왜곡을 문제 삼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는 게 순서다. 입력시간 : 2006/05/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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