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후계자' 김보경(25·카디프)이 희생을 강조했다. 김보경은 6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최종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서 발탁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보경은 박지성이 지난 2011년 1월 대표팀에서 은퇴할 때 자신의 후계자로 꼽은 미드필더다. 소속팀에서는 왼쪽 날개로 주로 뛰지만 오른쪽은 물론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맡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박지성처럼 부지런하며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달던 등번호 7번도 물려받은 그는 그러나 현역 때의 박지성처럼 주전은 아니다. 대표팀 왼쪽 날개는 손흥민(레버쿠젠)이 버티고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구자철(마인츠), 수비형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 등의 입지가 단단하다. 홍명보 감독은 김보경을 오른쪽 날개 자리에서 훈련시키고 있지만 이청용(볼턴)을 넘기가 간단하지 않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김보경은 주전에 대한 욕심보다는 짧은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측면이나 중앙 미드필드 쪽에 부상 등으로 구멍이 생길 경우 김보경은 홍 감독이 꺼내 들 수 있는 최우선 카드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최종 명단에 들고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힘을 보태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까지 경험한 뒤인 이번 월드컵에서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세트피스(프리킥·코너킥 등 정지 상태에서의 플레이)에서는 기성용에 이은 '2번 키커' 유력 후보다. 김보경은 "세트피스는 쉽게 골을 넣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쉽게 실점할 수도 있다"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은 장신 선수들이 처리하는 만큼 내 역할은 2선에서 흘러나온 볼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를 하다 보면 기성용이 킥을 하지 못할 상황도 생길 수 있는 만큼 그에 대비한 연습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마이애미 세인트토머스대 축구장에서 비공개 훈련을 했다. 7일 훈련도 비공개로 진행되며 홍 감독은 이틀간 공수에서 세트피스 전술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세트피스의 형태나 선수 배치가 노출되면 상대국에 그대로 정보를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세트피스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순간 집중력"이라며 "세트피스는 상대의 패턴만 알면 실점을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실점 상황은 모두 순간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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