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프로축구 리그 가운데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방송사가 경기를 중계하는 대가로 EPL에 주는 돈은 얼마나 될까.
올 시즌만 2조7,500억원 수준이다. EPL은 2013-2014시즌(지난해 8월~올 5월)부터 2015-2016시즌까지 3년간 총 30억1,800만파운드(약 5조2,000억원)에 TV 중계권료 계약을 했는데 이 초대형 계약의 첫 시즌이 최근 마무리되면서 각 구단이 기록적인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 30억1,800만파운드는 그 이전 3년간 계약보다 12억파운드(약 2조600억원)나 급증한 수치다. TV는 EPL에 '황금상자'인 셈이다.
이렇게 벌어들인 중계권료 수입은 EPL 20개 구단에 차등 지급된다. 15일(한국시간) BBC에 따르면 올 시즌 EPL 꼴찌 구단인 카디프의 중계권료 수입도 6,210만파운드(약 1,068억원)에 이른다. 카디프는 김보경의 소속팀. 전체 구단 가운데 중계권료 수입이 가장 많은 리버풀(9,660만파운드)이 카디프보다 1.57배 더 챙길 뿐이다. 바로 여기에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재미있어진 이유가 있다. 중계권료 수입 전체의 45% 이상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 돌아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달리 EPL은 전구단을 배려한다. 유럽 빅 리그에서 중계권료 최고와 최저 구단의 차이가 가장 적은 리그가 바로 EPL. '가장 평등한 리그'라 부를 만하다. EPL에 올라오기만 해도 대박 보장이니 2부리그의 1부 승격 경쟁도 EPL 못지않게 치열하다.
EPL의 자국 내 중계권료 수입의 50%는 전구단이 똑같이 나눈다. 이어 25%는 리그 순위에 따라, 나머지 25%는 각 팀의 TV 중계 횟수에 따라 차등을 둬 지급된다. 리버풀은 리그 2위임에도 생중계된 경기 수(28회)가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보다 많아 중계권료로 가장 많은 금액을 챙겼다. 해외 중계권료 수입은 모든 구단이 똑같이 나눠 가진다. 이렇다 보니 올 시즌 꼴찌에 그쳐 한 시즌 만에 2부리그로 강등된 카디프도 구단 재정으로는 패자가 아니다. 마침 '좋은 시절'에 EPL에서 한 시즌을 경험하면서 한몫 단단히 챙겼다. 카디프가 챙긴 6,210만파운드는 지난 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당시 중계권 수입(6,080만파운드)보다도 많다. 지난 시즌 꼴찌 퀸스파크의 당시 수입보다는 2,240만파운드(약 385억원)를 더 번 것이다.
한편 월드컵으로 인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TV 중계권료 수입은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의 경우 3조4,000억원 정도였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남아공 월드컵 결승 시청자 수는 10억명이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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