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무엇도 현대가 가야 할 숙명의 길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라 믿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 3주기를 맞아 절절한 그리움과 자신의 각오를 담은 '사부곡(思夫曲)'으로 주변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현 회장은 오는 4일 금강산에서 열릴 정 회장의 3주기 추모행사를 앞두고 31일 공개한 추모시에서 정 회장을 '사랑하는 애들 아빠' '대의 앞에 타협하지 않던 신념의 경영자' 등으로 부르며 애틋한 마음을 담았다. 현 회장은 특히 "당신(정 회장)이 첫 삽을 뜬 개성공단은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갖추어 가고 하나로 뻗은 경의선과 동해선이 이제 철마의 뜨거운 몸짓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평가하면서도 "그 길을 좇아가는 저는 걸음이 느린지 자꾸 넘어진다"며 최근 대북사업의 남다른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어떻게 이뤄낸 현대인데, 어떻게 이뤄놓은 남북교류인데"라며 남편이 일궈낸 그룹 경영권과 대북사업 정상화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고 정주영 회장의 신념과 의지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경영을 맡은 지난 3년간 현 회장은 그 어떤 경영자보다도 드라마틱한 고난을 겪어왔다"며 "이번 추모시에선 남편과 사별한 슬픔을 그룹 경영자로서의 책임감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성숙된 기업인의 면모가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번 3주기 추모식에서 정 회장 생전의 희귀사진 전시회, 금강산 추모음악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