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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프로농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농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경기도 의정부지검 형사 5부는 최근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C씨를 구속하고 현직 프로농구 사령탑인 K 감독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이에 대해 5일 당사자인 K 감독은 "승부조작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해당 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전에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축구와 야구ㆍ배구 등 다른 프로 스포츠들이 승부조작으로 차례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에도 농구만은 파문에서 비켜나 있던 터라 충격의 강도는 더 컸다.
프로농구 승부조작은 4일 K 감독이 구속된 C씨로부터 2년 전 3,000만여원을 전달 받고 선수교체를 통해 경기흐름을 좌우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프로농구에서는 신인 드래프트를 의식한 '져주기' 논란은 있었지만 금품을 둘러싸고 승부조작 파문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 감독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내 4대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이 직접 승부조작을 시도한 첫 사례가 된다.
프로농구 경기를 주관하는 한국농구연맹(KBL)은 5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KBL의 한 관계자는 "4일 밤 한선교 KBL 총재에게 보고했다"며 "아직 수사 단계라 입장을 밝힐 때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해당 구단 관계자를 불러 진상을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에서 승부조작 혐의로 처벌된 경우는 없었으나 사실 다른 종목에 비해 오히려 조작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받아왔다. 각 팀의 순위가 정해지는 시즌 막판이 되면 친분이 있는 감독들끼리 승부를 조절해주는 경우가 암암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금품이 오간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해왔지만 이번 시즌에 특히 심해진 져주기 의혹도 승부조작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지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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